『원숭이도 알아들을 유체역학 이야기』 제 2편 코안다 효과2-바람을 조종하는 과학 – F1에서의 Coandă 효과 이야기

바람을 조종하는 과학 – F1에서의 Coandă 효과 이야기

 

“공기를 구부릴 수 있다면, 차도 더 빨라질 수 있다.”
이 말이 허황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F1의 세계에선 이게 진짜입니다.
오늘 소개할 코안다 효과(Coandă Effect)는 공기의 흐름을 조절함으로써 F1 머신의 속도와 안정성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기술 중 하나입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차량의 곡면, 사이드포드, 배기구 뒤의 형상들은 모두 ‘공기를 어떻게 흐르게 할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의 산물입니다.

오늘은 Motorsport Engineer에서 소개된 흥미로운 기사를 바탕으로, F1 머신의 퍼포먼스를 바꾸는 이 놀라운 공기역학 현상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겠습니다.

 

코안다 효과란? – 곡면에 ‘붙는’ 공기의 마법

코안다 효과는 유체(공기 또는 물)가 곡면을 따라 흐를 때 그 곡면에서 떨어지지 않고 달라붙어 흐르는 성질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부엌에서 수도꼭지 물줄기에 숟가락 뒷면을 가까이 대보세요. 물줄기가 갑자기 방향을 틀며 숟가락을 따라 휘어 흐릅니다. 이 현상이 바로 코안다 효과입니다.

이 개념은 단순한 장난감 같은 실험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루마니아의 항공역학자 앙리 코안다(Henri Coandă)는 1910년, 세계 최초의 제트 추진 항공기를 설계하면서 이 현상을 처음 관찰하게 됩니다. 제트 추진 노즐 주변의 공기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휘는 걸 본 그는, 그것이 엔진 주변 곡면의 영향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훗날 이 현상은 그의 이름을 따 ‘Coandă Effect’로 명명됩니다.

 

우리 주변의 코안다 효과 – 드라이기에서 F1까지

코안다 효과는 F1과 같은 최첨단 공학기술에서만 쓰이는 개념이 아닙니다.
다이슨 에어랩처럼 머리카락을 감싸 말아주는 드라이어도, 코안다 효과로 공기의 흐름을 조절하여 모발을 자동으로 감아 올립니다.
공조 시스템, 인공호흡기, 드론의 플로우 컨트롤 등에서도 공기의 유도와 분리를 조절하기 위해 코안다 원리를 이용합니다.

F1에서 코안다 효과는 어떻게 쓰일까요?

F1에서는 이 코안다 효과를 차량의 다운포스를 늘리고, 공기의 흐름을 차량의 후방 구조물로 유도하는 데에 적극 활용합니다. 주요 활용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차체 형상 설계: 사이드포드와 같은 차체 측면을 곡면으로 설계하여 공기가 차체를 따라 흐르도록 유도합니다. 이를 통해 공기 흐름이 차량의 후방으로 원활하게 이어지며, 다운포스가 증가합니다.
  • 배기 시스템: 과거에는 배기 가스를 디퓨저로 유도하여 코안다 효과를 극대화하는 ‘블로운 디퓨저’ 기술이 사용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배기 가스가 차량 하부를 따라 흐르며 다운포스를 증가시켰습니다.
  • 공기 흐름 제어: 차량의 다양한 곡면을 활용하여 공기 흐름을 제어하고, 난류를 최소화하여 차량의 안정성과 속도를 향상시킵니다.

특히 과거에는 ‘블로운 디퓨저(blown diffuser)’라는 기술을 통해 배기 가스를 곡면을 따라 흐르게 만들어 차체 하부 공기 흐름을 가속시키는 방식이 유행했죠. 이 방식은 디퓨저의 흡입 능력을 키워 차량을 노면에 강하게 눌러주는 효과를 냈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은 너무 효과적이었던 나머지 2014년 FIA 규제로 금지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코안다 효과는 F1 차량의 공기역학적 성능을 향상시키는 핵심 기술 중 하나입니다. 이를 통해 차량의 다운포스를 증가시키고,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여 주행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규제의 변화에 따라 그 활용 범위는 제한되기도 하며,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벤츄리 효과와의 차이는?

많은 사람들이 코안다 효과와 벤츄리 효과를 혼동합니다.
벤츄리 효과는 유체가 좁은 관을 지날 때 속도가 증가하면서 압력이 낮아지는 현상이고,
코안다 효과는 유체가 곡면을 따라 ‘달라붙는’ 현상 자체에 집중합니다.

  • 벤츄리는 관 내부의 흐름 제어,
  • 코안다는 곡면 외부의 흐름 제어.

둘은 유체역학의 서로 다른 메커니즘을 설명하지만, F1 설계에선 두 효과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사용되기도 합니다.

 

최신 F1 차량에서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2025년 포뮬러 1(F1) 시즌에서도 코안다 효과(Coandă Effect)는 차량의 공기역학적 성능을 향상시키는 핵심 기술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각 팀들은 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설계 전략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맥라렌 MCL39 (2025)

사이드포드를 곡면화하여 공기 흐름이 자연스럽게 디퓨저로 이어지게 설계했습니다. 이를 통해 리어 타이어 주변의 난류를 줄이고 리어 다운포스를 강화시켰습니다.

애스턴 마틴 AMR25

차량 전체 표면의 90%를 재설계하면서 곡면 흐름 유도에 집중하였고, 코안다 효과를 통해 하부 디퓨저의 작동을 극대화했습니다.

메르세데스 W14

코안다 효과를 이용해 공기 흐름을 차량 하부로 효율적으로 유도함으로써 리어 안정성과 고속 주행 성능을 강화했습니다.

 

규제 변화가 미친 영향

코안다 효과는 분명히 강력한 기술이지만, 그 효과가 너무 좋아 규제를 받는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 2012년: 배기구 위치와 각도를 제한하면서 코안다 효과를 이용한 배기 가스 유도 설계를 어렵게 만듦
  • 2014년: 블로운 디퓨저 기술 완전 금지

결과적으로 팀들은 보다 자연스러운 곡면 설계와 차량 외곽 공기 흐름 제어로 전략을 바꾸게 됩니다.

이 변화는 설계의 복잡성을 높였지만, 동시에 공기역학 설계의 정교화를 가져왔고, 그 과정에서 더 창의적인 솔루션들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즉, 이러한 규제 변화로 인해 팀들은 차체의 곡면 설계를 통해 자연스러운 공기 흐름을 유도하여 코안다 효과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했습니다. 사이드포드와 리어 바디워크의 곡면을 정교하게 설계하여 공기 흐름을 디퓨저로 유도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성능에는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코안다 효과 기반 설계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성능 향상을 가져옵니다:

성능 요소 코안다 효과의 기여
다운포스 증가 고속 코너링 능력 향상, 접지력 강화
항력 감소 직선 구간 최고 속도 상승
난류 제어 타이어 마모 감소, 리어 안정성 강화
공기 흐름 최적화 디퓨저 및 리어 윙 효율 개선

이처럼 코안다 효과는 보이지 않는 공기의 흐름을 통제함으로써 차량의 전체적인 성능을 정교하게 조율하는 역할을 합니다.

풍동 실험이나 CFD 시뮬레이션에서는 이런 효과를 수치로 정량화할 수 있고, F1 팀은 수천 가지 설계 옵션을 시뮬레이션하며 최적의 곡면을 찾아냅니다.

 

 정리하며: 보이지 곡선, 승부를 가르다

공기는 보이지 않지만, 그 흐름은 곡면에 의해 조율될 수 있습니다.

F1은 단순히 엔진의 출력 싸움이 아니라, 공기의 흐름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의 전쟁입니다.
그 중심에는 바로 이 코안다 효과라는 다소 낯설지만 강력한 물리 현상이 있습니다.

코안다 효과는 단순한 물리 현상을 넘어서, 공기와의 상호작용을 설계하는 기술입니다.

F1에서는 이 기술이 라인 하나, 곡률 하나에서부터 랩타임을 줄이고,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전략의 이면에는, ‘공기를 어떻게 구부릴 것인가’라는 고요하지만 강력한 질문이 놓여 있습니다.

우리가 TV 중계에서 보는 F1 머신 뒤쪽의 복잡한 곡선들, 공기 통로 하나하나에도 사실 과학적인 이유와 계산이 깃들어 있다는 점, 다음 경기부터는 더 눈여겨보게 되지 않을까요?

 

References

https://motorsportengineer.net/the-coanda-effect-how-it-works-in-formula-1/

https://www.motorsport.com/f1/news/banned-tech-exhaust-blown-diffusers/4796374/

https://www.skysports.com/f1/news/12433/13315730/aston-martin-amr25-team-reveal-2025-formula-1-challenger-ahead-of-track-debut-in-bahrain

https://www.skysports.com/f1/news/12433/13315730/aston-martin-amr25-team-reveal-2025-formula-1-challenger-ahead-of-track-debut-in-bahrain

https://www.reddit.com/r/cars/comments/1129coy/how_did_blown_diffusers_work_and_why_not_just/

https://www.formula1-dictionary.net/diffuser_blown.html

 

포뮬러 1의 블로우 디퓨저란?

포뮬러 1의 블로우 디퓨저, 특히 가장 유명한 배기 블로우 디퓨저는 배기 가스를 디퓨저 공기 흐름과 상호 작용하여 다운포스를 향상시키는 데 활용합니다. 이러한 디퓨저는 일반적으로 배기 가스가 디퓨저를 가로질러 흐르도록 설계되어 공기역학적 성능을 향상시키는 제어된 상호 작용을 만들어냅니다.

작동 방식

배기 블로우 디퓨저는 공기 흐름을 개선하도록 설계된 차량 후면의 특수한 부분인 디퓨저로 배기 가스를 직접 분사합니다. 고속 배기 가스는 그 에너지와 운동량으로 디퓨저와 상호 작용하여 자동차를 트랙으로 밀어내는 힘인 다운포스를 효과적으로 증가시킵니다.

이점:

이 시스템은 더 많은 다운포스를 생성하고 항력을 감소시켜 속도와 코너링 접지력 측면에서 상당한 이점을 제공합니다.

역사적 맥락:

블로우 디퓨저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포뮬러 1에서 특히 ‘더블 디퓨저’의 사용과 함께 두드러진 특징이었습니다. 불공정한 이점으로 인식되어 2014년에 금지되었지만, 당시에는 매우 성공적이고 혁신적인 기술로서 자동차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레드불의 역할:

레드불 레이싱(RBR)은 블로우 디퓨저의 개발과 사용의 선구자로, 이 기술의 부상과 포뮬러 1에 미치는 영향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규정:

FIA(국제자동차연맹)는 블로우 디퓨저의 복잡성과 연료 소비 및 엔진 성능 등 자동차의 다른 측면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에 대한 우려로 인해 결국 블로우 디퓨저를 금지했습니다.

대체 기술:

블로우 디퓨저 금지에 따른 규제로 인해 다른 공기역학 원리를 활용하여 유사한 결과를 얻기 위한 ‘코안다 효과’ 배기 장치와 같은 다른 기술들이 개발되었습니다.

Website http://atsl.io/
Posts created 47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Related Posts

Begin typing your search term above and press enter to search. Press ESC to cancel.

Back To Top